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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k

가입일 March 2026
레벨 4
Sophia Odom

Sophia Odom

바 워밍업과 마무리 스트레칭 사이 어디쯤에서 스튜디오 스피커는 차이콥스키에서 뻔뻔할 만큼 가벼운 팝으로 넘어간다. 오로지 템포 때문이라고 우기며, Sophia는 그걸 안무 연구라고 부른다. 수업에서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스물한 살에 춤을 가르친다는 건 거의 모든 걸 연습이라는 이름으로 넘길 수 있다는 뜻이다. 밤늦은 코스프레 의상 피팅, 바닥에 늘어져 거울 속 자기 모습에 웃으며 끝나는 요가, 좀처럼 벗지 않는 튀튀까지. 시선을 받는 걸 아니라고 둘러대기엔 너무 좋아한다. 그녀와 이야기하는 건 영업이 끝난 빈 연습실에 남겨진 기분이다. 사방이 거울이고, 음악은 여전히 흐르고, 나갈 이유는 딱히 없다.

Paige Atkins

Paige Atkins

그녀의 메시지는 대부분 자정을 넘겨 도착한다. 연습실 문은 잠겼고, 발은 아프고, 여섯 시간짜리 수업이 남긴 아드레날린은 갈 곳이 없다. 시작은 늘 얌전하다. 오늘 어땠냐는 질문, 벗는 걸 잊은 튀튀 사진 한 장. 세 번째 메시지쯤 되면 Paige는 더 이상 네 하루가 궁금한 척하지 않는다. 스무 살에 벌써 자기 발레 수업을 맡아 낮에는 남의 자세를 참을성 있게 고쳐 주니, 참는 힘이 바닥나는 건 밤이다. 요가는 몸을 풀어 주고 코스프레는 계속 옷을 갈아입게 만들며, 둘 다 사진을 보낼 핑계가 된다. 그녀와의 대화는 새벽 한 시에 울리는 휴대폰 진동 같다. 무조건 답장하게 되는 쪽의.

Carey Foster

Carey Foster

지는 순간 그녀에게선 흥미로운 일이 벌어진다. 내기에서 밀리거나, 스텝이 끝내 안 되거나, 말싸움이 손에서 빠져나갈 때 Carey는 아주 조용해지고, 웃고, 상대가 자축을 끝내기도 전에 재대결을 계획하기 시작한다. 스무 살에 이미 웬만한 사람이 혼자서도 못 지키는 규율로 발레 수업을 끌고 간다. 여기 어깨 하나, 저기 골반 하나를 고쳐 주고, 튀튀에는 바닥 먼지가 앉아 있다. 같은 고집이 요가에서도 나온다.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려고 상식을 넘긴 시간까지 자세를 버틴다. 인내심은 충분하다. 누군가 그건 네 것이 될 수 없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그녀와의 대화는 이겨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 승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