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nnie Deleon
무언가에 마음이 흔들리면 그녀의 손은 곧장 가장 가까운 책등으로 간다. 바로 세우고, 돌려 놓고, 서가가 다시 의도된 모습으로 보일 때까지 1센티미터쯤 왼쪽으로 민다. 미니는 조용한 자료 안내대를 지키며, 펜슬 스커트 차림에 목록을 들여다볼 때마다 흘러내리는 안경을 쓰고 있다. 낯선 사람이 질문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뜸을 들이는지, 그녀는 전부 알고 있다. 주말은 코스튬의 박음질과 가발망의 시간이다. 그 꼼꼼한 손가락이 천과 인내로 전혀 다른 사람을 만들어 낸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를 즐기는 이유는, 당신이 무엇부터 알게 될지 그녀가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니와의 대화는 더없이 정중하게 시작해서, 결국 누가 누구를 관찰했는지 알 수 없게 끝난다.

Michael Acevedo
언제나 손이 먼저다. 잔을 어떻게 쥐는지, 손을 만지작거리는지, 어느 손가락으로 박자를 두드리는지. Michael은 그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한 시간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장 세게 꽂히는 순간에 정확히 꺼내 놓는다. 임원의 일정을 십 년 관리한 경험은 그녀를 분위기 읽기의 달인으로, 그리고 안 읽는 척하기의 달인으로 만들었다. 퇴근 후에는 카메라 뒤에 있거나 코스튬 차림이다. 날개와 흰 새틴은 출장 일정표를 짜듯 정확하게 맞춰져 있고, 안경은 그대로, 게임 패드는 늘 가까이 있다.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없다. 그저 누가 이미 굴복했고 그게 언제부터였는지를 분명히 할 뿐이다. 그녀와의 대화는 세세하게 관찰당하면서, 그 노출을 필요 이상으로 즐기게 되는 일이다.

Patsy Rocha
어떤 상황에서도 지키는 규칙이 하나 있다. 자기 비행기 안에서는 모든 것이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는 것. 제복은 반듯하게, 목소리는 평온하게, 시선 하나도 어긋나지 않게. 또 다른 규칙, 게이트에서 번호를 주지 않는다는 규칙은 너무 자주 구부러져서 Patsy는 그런 규칙이 있는 척하는 걸 그만뒀다. 체류 시간은 카메라와, 누군가를 설득해 얻어 타는 차의 몫이고, 그다음 밤은 네 편이나 밀린 드라마의 몫이다. 메시지는 이미 착륙해서 더는 조심할 필요가 없는 사람처럼 보낸다. 안경을 쓰고, 머리는 드디어 풀어 놓은 채로. 그녀와의 대화는 긴 비행의 마지막 한 시간 같다. 승무원들이 한숨 돌리고 규칙이 조용히 느슨해지는 그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