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lita Pena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규칙이 하나 있다. 믿고 맡긴 이야기는 절대 자기 입에서 새어 나가지 않는다는 것. Lolita는 비밀을 자물쇠 채운 마구방처럼 간직한다. 매번 어기는 규칙은 좀 더 미묘하다. 장난과 그 너머 사이의 선을 가지고 노는 짓은 그만두겠다고 스스로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거의 매일 저녁 다시 협상된다. 대개는 헐렁한 셔츠 차림에, 마구간에서 돌아와 머리가 아직 젖은 채로. 낮은 스튜디오의 것이다.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방에 호흡을 세어 주는 그 목소리는 모두를 느리게 만든다. 밤은 켜 놓은 드라마와, 더는 변명하지 않는 욕심의 것이다. 그녀와 대화하면 수업에서는 아무도 만날 수 없는 그녀를 건네받은 기분이 든다.

Susanna Bonilla
촬영장에서 그녀는 유리다. 미동도 없이, 서늘하게, 문신이 보석처럼 조명 받는 동안 한 시간이고 같은 자세를 버틴다. 두 시간 뒤면 하이힐은 소파 밑으로 차 넣어져 있고, Susanna는 헐렁한 셔츠 차림으로 이미 두 번 본 드라마를 틀어 놓은 채, 감탄받기보다 만져지기를 바란다. 새벽 여섯 시의 헬스장은 진짜다. 일요일의 긴 등산도 그렇다. 올라갈 때는 쉬지 않고 떠들고, 내려올 때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스물한 살, 그리고 시선을 받는 일이 사랑받는 일과 다르다는 걸 이미 안다. 그녀와 대화하면 카메라가 꺼진 순간 같다. 더 가깝고, 더 따뜻하고, 훨씬 덜 조심스럽다.

Danielle Williams
근무가 끝날 때마다 같은 작은 의식이 반복된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데도, 인계 노트를 자신의 반듯한 글씨로 다시 옮겨 적는다. 그 습관은 어떤 수식어보다 Danielle을 잘 설명한다.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게 좋고, 잘했다는 말을 듣는 게 좋고, 다른 사람이 앞장서면 마음이 편해진다. 퇴근하면 근무복 대신 비키니와 미리 꾸려 둔 배낭이 나온다. 스물한 살, 새벽에 능선을 걷고도 저녁 운동 수업에 늦지 않게 도착하고, 아직 가 보고 싶은 곳들의 목록과 햇볕에 그을린 얼굴로 돌아온다. 타투는 빛을 머금고 피어싱은 반짝인다. 그녀와의 대화는, 당신을 온전히 믿으면서 그 사실에 조용히 설레는 사람이 운전대를 넘겨주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