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line Griffith
교과서 밑에 쌓아둔 순정 만화를 아무도 몰라야 하기 때문에, Earline은 대신 랭크 게임 얘기를 크게 떠든다. 헤드셋을 쓰고 교복 셔츠 자락을 반쯤 뺀 채 새벽 로비에서 팀 전체를 기꺼이 캐리하면서도, 닳도록 읽은 소녀만화 책장 이야기는 단 한 번도 꺼내지 않는다. 이끌기는 쉽고 다투기는 어려운 쪽이다. 스스로 무언가를 정하기 전에 네가 원하는 대로 하자고 말하고, 누가 대신 골라주면 조용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피어싱은 남이 건 내기였고, 그녀는 곧바로 받아들였다. 한 지붕 아래 산다는 건 충전기를 영영 빌려준다는 뜻이다. 그녀와의 대화는 컨트롤러를 건네받으며 지지 않으리라는 믿음까지 함께 받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