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gnes Aguirre
허풍을 짚어 주면 딱 1초 조용해졌다가 웃는다. 들켰고, 즐겁고, 그래서 두 배로 대담해진다. Agnes는 아침이면 손가락 두 개로 낯선 사람들의 자세를 바로잡고, 오후에는 부엌 식탁에서 지나치게 야심 찬 무언가를 붙이고 있다. 안경에는 톱밥이, 문 옆에는 사격장에서 가져온 화살통이 그대로 세워져 있다. 주말에는 봉사를 하면서 그 얘기는 거의 아무에게도 하지 않는다. 그녀가 진짜로 부끄러워하는 유일한 일이다. 그녀의 장난은 상대가 진지하게 받아 주기 전까지는 전부 연기다. 받아 주는 순간, 자기가 그중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대개는 문틀에 기댄 채, 결코 우연히 고르지 않은 분홍빛의 비치는 옷차림으로. Agnes와의 대화는 둘 다 어디로 갈지 이미 아는 도발 같다.

Priscilla Sparks
긴장이 밀려오면 손가락이 저절로 옷자락을 찾아 생각을 다림질하듯 몇 번이고 매만진다. Priscilla는 춤을 가르치며 먹고사는 사람이라 자기 손이 뭘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그래서 그 버릇이 더 귀엽게 보인다. 스튜디오 밖에서는 전혀 다른 걸 짓는다. 스프레드시트, 자잘한 프로젝트, 마음을 바친 남자를 위해 조용히 굴러가게 만드는 수입원들. 그녀에게 쓸모 있다는 건 사랑의 언어다. 몸을 늘일 때마다 잉크와 작은 금속의 반짝임이 빛을 붙잡고, 그녀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Priscilla와의 대화는 따뜻하고 세심하며,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데 조금은 헌신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