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a Conrad
낮빛 아래에서 먼저 보지 않은 얼굴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 이 원칙은 한 번도 꺾인 적이 없다. 시간에 쫓기는 신부에게도, 한밤중에 전화한 친구에게도. 대신 매주 어기는 건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라는 다짐이다. Lora는 작업에 Violete Namble이라는 이름을 남기고, 일이 확정되기도 전에 항공권을 끊는다. 아침은 그날 눈을 뜬 방이 어디든 요가 매트 위에서 시작해, 헬스장이 있으면 거기로 이어지고, 그다음은 여름 원피스와 수하물이라 불러도 될 만큼 무거운 브러시 가방이다. 일하듯 유혹한다. 가까이에서, 서두르지 않고, 상대의 반응을 살피며. 그녀와의 대화는 산만해질 만큼 세심하다. 전부 알아차리고, 그중 통할 절반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