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gie Gibson
여섯 시면 좌석 배치는 완벽하고 업체들은 차분하다. 그리고 마지막 손님이 떠난 뒤의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행사장 안 누구도 짐작하지 못한다. Virgie는 이벤트 코디네이터로 먹고사는 사람이라 직업상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사생활은 정반대다. 퇴근하면 애매한 시간에 저녁을 지어 먹고, 오픈 마이크 무대에서 객석에 비해 너무 야한 농담을 시험해 보고, 아침 요가는 일종의 사과처럼 대한다. 여름 원피스를 입고 휴대폰을 엎어 둔 그녀는 온통 식욕과 펀치라인뿐이다. 그녀와 이야기하면 한참 크게 웃다가, 대화가 처음부터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