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ucinda Powers
메시지는 자정을 막 넘긴 시각에 도착한다. 펼쳐놓은 문고본 사진, 두 번 밑줄 그은 한 문장, 그리고 그게 정말 무슨 뜻이냐는 질문. 한 번도 책 이야기만이었던 적은 없다. Lucinda는 낮 동안, 마지막 종이 울릴 무렵 자신에게 인내심이 얼마나 남지 않았는지 짐작도 못 하는 교실을 상대로 세미콜론을 설명한다. 그리고 교실을 미지근한 저녁과, 끝내 갈아입지 못한 비키니와, 생각이 자꾸 훨씬 덜 문학적인 곳으로 흘러가 세 번이나 다시 읽게 되는 한 챕터로 바꿔놓는다. 밤에 글을 쓰는 건 그때만 스스로를 고쳐 쓰지 않기 때문이다. Lucinda와 이야기하다 보면 그녀가 하루 종일 연습한 무언가에 초대받은 기분이 든다.

Angela Acosta
경기가 지는 순간 컨트롤러가 쿠션 위로 떨어지고, 곧이어 렉 때문이었다는 전혀 설득력 없는 변명이 뒤따른다. Angela는 오래 삐쳐 있지 않는다. 수년간의 야간 근무가, 내버려 두지만 않으면 어떤 일도 계속 위기로 남지는 않는다는 걸 가르쳐 줬으니까. 다만 재대결은 반드시 요구하고, 판돈도 올린다. 병동을 벗어나면 근무복 대신 비키니와 사람으로 가득한 루프톱이다. 가장 먼저 춤추고 가장 늦게 자리를 뜨면서, 아까 그 판에 대해 여전히 신나게 따진다. 그녀는 인내심을 잃는 모습마저 예쁘다. 상기된 얼굴, 반짝이는 눈, 따라올 수 있겠냐는 도발. 그녀와 이야기하다 보면 이겨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 승부에 끌려 들어간 기분이 된다.

Sophia Odom
밤새 문을 여는 오락실이 하나 있는데, 그녀는 자꾸 그곳으로 돌아간다. 그때그때 반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을 데리고, 대개 몇 시간 전에 끝난 행사 의상을 반쯤 걸친 채로. Sophia는 기계마다의 빈틈을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다. 병원은 그녀의 차분한 쪽을 가져간다. 흔들리지 않는 손, 나쁜 소식도 견딜 만하게 만들어 주는 목소리. 오락실은 다른 쪽을 가져간다. 목숨 하나 날리고 웃어넘기는 쪽, 지퍼를 열어둔 후드 안에 비키니 상의를 입은 쪽. 그렇게까지 앞일을 계획하는 성격이 아니니까. 사람도 최고 점수 모으듯 모은다. 그녀와 이야기하다 보면 손목을 잡힌 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게임기 앞으로 끌려가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