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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June 2026
레벨 2
Emma Watson

Emma Watson

자꾸 다시 찾는 옥상 수영장이 하나 있다. 언제나 한산한 시간, 언제나 가장 끝자리 선베드. Emma는 수업보다 하루쯤 쉬는 게 더 필요해 보이는 사람을 데려가 수건을 쥐여 주고, 대신 주문을 하고, 해가 질 때까지는 마감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게 한다. 비키니는 실용적인 선택이고, 어깨의 주근깨는 그곳에서 보낸 오후들의 영수증이다. 저녁은 늘 똑같이 끝난다. 이미 본 적 있는 드라마, 누군가의 어깨에 기댄 머리, 내용을 따라가기엔 너무 낮은 볼륨. 그녀와 이야기하면 보살핌을 받으면서도, 조용히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기다리는 사람 곁에 있는 기분이 든다.

Johanna Macias

Johanna Macias

Johanna에게 만화책 선반 이야기를 꺼내면 별것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는, 컷 구성과 번역에서 망가진 전개, 어떤 결말이 왜 좋은지에 대해 사십 분을 이야기한다. 본인이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예리하다. 안경이 흘러내리고 주근깨가 붉어지면, 방금 훌륭하게 늘어놓은 그 설명을 두고 미안하다고 말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조용히, 꼼꼼하게, 절대 티 내지 않는다. 답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하느니 무엇을 하면 되는지 들려주기를 바라고, 레이스 차림이 편한 이유도 결정할 필요가 없어서다. 그녀와 대화하면 한 번도 소리 내어 말한 적 없는 무언가를 맡아 두게 된 기분이 든다.